Duevel
Bella Luna Diamante
완벽한 무지향성에 높은 효율성을 갖추다
글 나병욱 2014-01-01 |   지면 발행 ( 2014년 1월호 - 전체 보기 )



모 든 음악이 착색 없이 진지하며 리스닝 포인트를 가리지 않는다. 성악가들의 표정은 보이는 듯 리얼하지만, 과장됨이 없는 모습이며, 무대의 크기와 위치도 감지된다. 오케스트라에서 현과 관의 어울림이 자연스러우며 콘서트홀 2층 맨 앞에 앉아 있는 듯 가까운 음은 아니라 하더라도 모든 악기들의 합성음이 정확하게 날아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멀티 앰프에 빠져 정신없이 이 유닛, 저 유닛 등 바꾸어가며, 인클로저도 몇 십 번(?)을 교체하면서 앰프도 함께 갈아대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멀티 앰프에 관심이 있던 지인들은 심심치 않을 만큼 필자의 집을 방문하며 변화되는 사운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필자 나름대로 만족할 만큼의 사운드 그레이드업이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 때에만 지인들의 방문을 허락하곤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방문한 지인들의 표정이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이런 저런 음원들을 동원하며 서비스도 마다하지 않았는데도….
방문객들이 돌아가고 난 다음에는 허탈하기도 했지만 슬며시 부화가 치밀 때도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것 같다. ‘듣는 귀가 나빠서 그렇겠지’ 했다가도 ‘내 귀가 이상해져서 그러나?’ 하면서 잠 못 이루며 뒤척였던 경험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 중의 하나가 되었다. 세월이 한참 흐른 다음 어쩌다 프로 음향에 종사하게 되었고, 수준 높은 음향 전문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음향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조금(?)씩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교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는 서울의 한 대형 교회 음향 작업에서 한 달 이상을 밤낮으로 노력해도 사운드가 안정되지 않아 결제도 못 받으며 고전한 경험이 있었는데, 교회의 강당 바닥재가 잘 다듬어진 대리석으로 마감되었고, 뒷면도 접시 모양의 대리석으로 마감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음을 모아두는 형상이 되고, 모니터 스피커의 사운드가 반사되고 모아져 효율 높은 강대상의 마이크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이 문제였다. 뿐만 아니라 출입구 외에도 여러 곳에 설비된 유리로 인하여 전면 방향으로 방사되는 스피커의 특성상 스피커의 위치는 전체 음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 문제였다. 하여 강단 뒷면을 흡음 계수가 높은 자재로 대체하며 바닥에도 카펫을 깔고, 스피커의 위치를 대폭 변경하여 사운드를 안정시킨 경험도 있다. 멀티 앰프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때에도 크지 않은 리스닝 룸에 여러 사람이 함께하며 흡음 계수가 높아진 것도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을 것이지만 리스닝 포인트가 흐트러진 상태에서 듣게 되는 음악이 그럴 듯한 음악으로 다가갈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뒤늦게나마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만나게 된 스피커 듀에벨 벨라 루나 디아망테는 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스피커 시스템이다.

얼 핏 보이는 외모에서도 특이하여 재미있지만, 360도 전 방향으로 방사되는 스피커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물론 전 방향 스피커는 이번이 처음 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첫 번째 만났던 독일의 mbl 101 스피커와는 전혀 다르다. 외모도 그렇지만 음을 재생하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 mbl이 하이엔드의 현대 사운드 같은 느낌이 든다면, 벨라 루나 디아망테에서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유닛 자체가 기존 방식에서 크게 달라졌다고 할 수 없지만, 방사 방법이 획기적으로 달라져 사운드에서도 이질감을 느낄 수 없다.
듀에벨은 오스나브뤼크 인근, 북부 독일에 근거지를 둔 오디오 메이커이다. 오스나브뤼크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마르쿠스 듀에벨은 졸업 1년 후부터 스피커의 작동 조건 등을 시뮬레이션하면서 다른 기업의 스피커 개발 작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한편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착수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딴 듀에벨을 설립한다. 그는 적층 합판으로 된 원뿔 모양의 혼 스피커를 구상하며, 360도 전 방향 스피커에 관심을 갖게 된다. 1995년, 듀에벨은 프로젝트 주피터를 발표하게 되는데, 주피터는 지금의 벨라 루나와는 제법 차이가 있다. 우퍼와 트위터가 밑에서 위를 향하게 장착되고, 그 유닛 위에 공 모양의 볼을 각각 설치해 360도 방향으로 방사하는 디자인이다. 벨라 루나 외에도 비너스, 플래닛, 시리우스, 엔터프라이즈 등이 개발되었다.

듀 에벨은 벨라 루나를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드라이버를 발굴했고, 혼 스피커에 의한 무지향성을 구상, 그리고 착색을 배재할 수 있는 크로스오버 개발 및 튜닝에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였다. 우퍼는 약 8.5인치 구경에 다이캐스트 프레임, 그리고 대형 페라이트 마그넷이 채용되었고, 탄소 섬유 다이어프램으로 되어 있는데, 인클로저의 상단에서 위를 보는 상태로 장착되었다. 그 바로 위에 원뿔 모양의 고깔을 뒤집어 놓은 모습의 적층 합판 반사 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4.4cm 구경의 티타늄 다이어프램에 네오디뮴 마그넷이 채용되고, 페이즈 플러그 디자인의 트위터는 맨 위에 스틸 커버를 쓰고 적층 합판으로 된 우드혼을 통해 밑으로 방사 저역과 만나게 되어 있다. 포트는 인클로저 밑 받침대 위에 4개가 자리 잡고 있다.
시청에는 트라이곤의 다이얼로그 프리앰프에 모놀로그 파워 앰프, 그리고 AMR의 CD-777을 사용했다. ‘자연스런 음악 재생과 새로운 품질을 보장하는 우수한 주파수 재현 및 완벽한 무지향성에 높은 효율성을 겸비한 하이엔드 혼 스피커’라는 광고가 거짓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된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모든 음악이 착색 없이 진지하며 리스닝 포인트를 가리지 않는다. 성악가들의 표정은 보이는 듯 리얼하지만, 과장됨이 없는 모습이며, 무대의 크기와 위치도 감지된다. 오케스트라에서 현과 관의 어울림이 자연스러우며 콘서트홀 2층 맨 앞에 앉아 있는 듯 가까운 음은 아니라 하더라도 모든 악기들의 합성음이 정확하게 날아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재즈에서 특유의 끈적거림은 조금 아쉽지만 잘 정돈되고, 정확하며 비트 있는 리듬과 스윙감에서는 빅밴드의 재즈를 잘 들려주고 있었다. 그간 멀티 앰프 구동에서 경험했던 어려움은 방향성과도 무관하지 않았었는데, 벨라 루나처럼 무지향성의 스피커였더라면 험난한 여정을 줄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청실을 나섰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1,200만원  구성 2웨이  사용유닛 우퍼 22cm, 트위터 4.4cm 티타늄
재생주파수대역 40Hz-23kHz(±3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1dB
파워 핸들링 150W  크기(WHD) 28×105×28cm  무게 3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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